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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2018.05.17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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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가벼운 소리였다. 그 소리를 들으며, 콩나물은 정말 즐거운 마음으로 씩씩하게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쓰린 속을 달래주는 해장국에 대부분 콩나물이 들어가는 것도 이와 연관이 있지 않을까 싶다 거리에 바람이 세게 분다. 키가 멀쑥한 미루나무가 몸 전체를 흔들리고 있다. 구름과 닿아 있는 나무 꽂지를 올려다본다. 우듬지가 제일 둔한 것 같다. 그러나 나무는 바람이 시키는 대로, 하나인 것처럼 순하게 몸을 맡긴다. 지금 미루나무는 어떤 이와 함께 하는 것일까. 눈에 보이지 않는 대기 중 먼지일까. 아니 제 몸을 함께 나눈 형제, 가지와 잎사귀와 함께 한다. 그들도 제 나름의 고유한 이름과 성격이 있건만 분분하지 않고 하나로 움직이고 있다. 나는 한강 너머 양녕대군(讓寧大君) 묘 곁의 약수터로 이사했다. 그리고 날마다 손자 손을 잡거나 업어주며 약수터에 나가 앉아 멀리 한강 너머를 바라보는 일이 많았다. ‘로리 헬고’라는 작가가 내성적인 사람에 관해 쓴 한권의 책이 있다. 모임에 나갈 때면 자주 가면을 쓰고 필요이상의 외향적 연기를 하곤 한다는 께름칙함이 이 책을 한 번 읽어 보고 싶게 했다. 이 책은 그동안 내가 읽은 책 중 나를 가장 잘 읽어 주는 책이었다. 나 스스로에게 나를 가장 잘 이해시켜주고 있었다. 책을 읽으며 별로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았던 내 성격에 대해 정확히 알게 되었다. 누구나 책을 보고 글을 읽지만 글 속에서 글을 알고 글을 말 할 수 있는 사람 또한 드물다. 민노자(閔老子)*의 차를 마시고 대뜸 그 향미와 기품이 다른 것을 알아 낸 것은 오직 장대(張岱)*뿐이다. 그렇게 그림을 향해 속삭이던 그녀가 천천히 몸을 돌렸다. 나를 향해 쌩긋 웃어주었다. 너무 고혹적인 미소였다. 내가 미처 반응하기도전에, 내 가까이로 미끄러지듯 움직여 와 내 귓가에 대고 다시 한마디 속삭였다. -언젠가 우리 꼭 다시 만날 거예요. 운명이 우리를 다시 만나게 할 거예요. 제 이름은 줘마예요. 무용학과 올 졸업생이예요. 공방 안 어기에 그 남자가 있을까. 톱질을 하고 망치를 드는 건강한 팔뚝을 가진 남자. 섬세한 감각으로 나무에 숨을 불어 넣는 남자. 백아가 되어 종자기를 찾는다는 광고라고 내는 듯 ‘지음’이라는 이름을 지어 간판을 내건 남자. 자기의 작품을 알아봐 줄 속 깊은 벗을 찾고 있을 그 남자. 마음속 샘물 위로 설렘이 버드나무 잎처럼 떨어진다. 자잘한 파문이 인다. 어느 날이던가. 어머니의 옷가지를 태우고 돌아온 날 밤, 동생들 모르게 실컷 울어보려고 광에 들어갔는데 거기에도 달빛은 쏟아져 들어왔다. b94b456c33c6a035f81e59b4a82965cc.jpg
무란 녀석은 한마디로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언제 어디서든 남의 것을 제 것인 양 전부를 가져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떤 대상을 만나느냐에 따라 그의 맛도 확연히 달라진다. 무선딜도 초박형콘돔 자위용품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낭창거리는 아라리가락처럼 길은 내륙으로, 내륙으로 달린다. 바람을 데리고 재를 넘고, 달빛과 더불어 물을 건넌다. 사람이 없어도 빈들을 씽씽 잘 건너는 길도 가끔 가끔 외로움을 탄다. 옆구리에 산을 끼고 발치 아래 강을 끼고 도란도란 속살거리다 속정이 들어버린 물을 꿰차고 대처까지 줄행랑을 치기도 한다. 경사진 곳에서는 여울물처럼 쏴아, 소리를 지르듯 내달리다가 평지에서는 느긋이 숨을 고르는 여유도, 바위를 만나면 피해가고 마을을 만나면 돌아가는 지혜도 물에게서 배운 것이다. 물이란 첫사랑처럼 순하기만 한 것은 아니어서 나란히 누울 때는 다소곳해도 저를 버리고 도망치려하면 일쑤 앙탈을 부리곤 한다. 평시에는 나붓이 엎디어 기던 길이 뱃구레 밑에 숨겨둔 다리를 치켜세우고 넉장거리로 퍼질러 누운 물을 과단성 있게 뛰어 넘는 때도 이 때다. 그런 때의 길은 전설의 괴물 모켈레므벰베나, 목이 긴 초식공룡 마멘키사우르스를 연상시킨다. 안개와 먹장구름, 풍우의 신을 불러와 길을 짓뭉개고 집어삼키거나, 토막 내어 숨통을 끊어놓기도 하는 물의 처절한 복수극도 저를 버리고 가신님에 대한 사무친 원한 때문이리라. 좋을 때는 좋아도 틀어지면 아니 만남과 못한 인연이 어디 길과 물 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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