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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유머자료배꼽이 실종이되었네요C_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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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8   2018.02.0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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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서도 지나고 여름이 다 갈 무렵의 어느 날 저녁이다. 환한 형광등 불빛을 찾아서 방으로 귀여운 손님객이 날아들었다. 낮에 약수터에서 만났던 베짱이가 마을을 왔나 보다. 열렸다 ? 또 열렸다 ? 그리고 닫혔다 ? 또 닫혔다. 내성적인 사람이란 혼자 산길을 걸으며 자신의 마음속을 하나 둘 뒤집어 펼쳐보는 사람이다. 타인과의 불화보다 자신과의 불화를 더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다. 협동보다 단독 작업에 능하고 스포트라이트보다 조용한 그늘이 더 편한 사람, 화려한 파티보다 코드가 비슷한 한 둘 지인들과의 소박한 담소를 더 우위에 두는 사람, 자기 안에 고독을 위한 장소가 상비약처럼 구비되어 있어야 하는 사람이다. 구멍을 본다. 대양을 이어주는 운하가 개통되는 순간이, 양쪽에서 파들어 간 땅굴이 한 지점에서 만나는 감격이 울컥 치민다. 밥상에 가지런히 놓였다가 윤기 자르르한 쌀밥을 한 술 떠서 입안에 가득 넣어 주지도 못해보고 허드렛일만 하면서 일생을 마친 한이 남아 구멍 주위를 배회할 것 같아 안쓰럽다. 어찌해야 시를 잘 쓸 수 있을까 라는 물음에 목월선생이 했다던 대답이 생각난다. 잠잘 때도, 먹을 때도, 뒷간에 가서도 오로지 시만을 생각하라... 그게 어디 시인들만을 위한 답이겠는가. 누구나 이 세상 소풍을 끝내고 나면 주인이 사용한 가재도구들은 타인의 손에 치워지게 된다. 주인에게는 하나하나 추억과 함께한 손때 묻은 물건이지만 남겨진 사람들은 큰 의미를 부여하거나 애착을 가지지 않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노년의 삶은 조금씩 비워야 한다. 한 존재가 세상을 등비녀 일생을 함께한 유품들은 흔적 없이 버려져 기억 속에서 서서히 지워진다. 50여 년 전쯤 되는 것 같다. 갓 대학생이던 시절, 일본 문고 판화집으로 고흐와 처음 만났는데 그때 본 <슬픔(悲しみ)>이라는 제목의 그림이 왠지 오래도록 가슴에 남아 있었다. 11.png
'윤동주, 달을 쏘다.'의 장면. 후쿠오카 감옥에서 만난 윤동주와 송몽규가 껴안고 울고 있다. [사진 서울예술단] 윤동주는 1945년 2월 16일 후쿠오카 감옥에서 죽었다. 그와 함께 수감돼 있었던 송몽규도 윤동주가 간 지 23일 뒤인 3월 10일 죽었다. 생전의 송몽규는 면회 온 친척에게 “매일 이름 모를 주사를 맞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윤동주가 생체실험으로 희생됐다고 주장하는 유일한 근거다. 성인기구 리얼돌구매 칼라콘돔 같다. 삶의 불량스러움이나 냉소까지도 따뜻한 연민으로 감싸 안는다. 성인 용품 판매점 항문자위기구 모양이다. 무엇 때문에 길들은 이 도시에 와서 죽는 것일까. 무엇이 그들을 이곳으로 오게끔 유인하고 또 추동하는 것일까. 꿈의 형해처럼 널브러져있는 도시의 길들을 내려다보고 있자니 머릿속 길들마저 난마로 엉켜든다. 탄식 같기도 하고 그리움 같기도 한 길. 섬세한 잎맥 같고 고운 가르마 같던 옛길들은 다 어디로 가버렸을까. 알 수 없는 무언가에 홀려 엉겁결에 여기까지 달려왔지만, 지쳐 쓰러지기 전까지 그들 또한 알 수 없었으리라. 결승점에 월계관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길도 강도, 삶도 사랑도, 한갓 시간의 궤적일 뿐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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