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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   2018.04.17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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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가진 사회인으로서 많은 계층의 사람들을 접한 N에게 듣는 삶이 이야기는 끝이 없었다. 그의 이야기는 새벽 생선 시장에서 맡는 비린내 같고, 노동하고 흘린 담 냄새 같았다. 현실의 한가운데서 나는 삶의 냄새였다. N은 과거와 미래에 대해 끝없이 들려주었다. 어느 날 며칠이 가도 끝나지 않는 그 친구의 사랑 이야기를 들으며 주인공들을 만나고 싶어졌다. ‘그들은 어디에서 만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주인공들은 그의 어릴 적 친구가 아닌 머릿속에서만 존재하는 인물들이었다. 출근할 때는 주인보다 한 발 늦게 출발해도 늘 한 발 앞서게 마련이니 버스를 놓칠 염려가 그만큼 적고, 좀 얌체 짓 같지만 신문 구독료 같은 것은 내지 않아도 된다. 대문간에 떨어지는 신문 소리를 먼저 듣는 것은 문간방에 사는 사람이다. 게다가 들창 밑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숨은 이야기를, 유리 한 장을 사이에 두고 듣는 것도 전혀 재미없는 일만은 아니다. 고해 신부가 된 기분이라고나 할까. 어떤 비밀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우리의 굳게 다문 입가에 미소를 번지게 할 때도 있으니까. 어떤 때는 금세 끊기고 마는 그 짤막한 이야기가 오래 전에 본 적이 있지만 지금은 가마득하게 잊어버리고 만 어떤 영화의 대사를 다시 생각나게 할 때도 있다. "나 죽으면 님자, 그래도 울어 주갔디?" "못난 양반, 흘릴 눈물이나 남겨 두었수?" 술 취한 남편을 부축해 가면서 주고받는 대화 속에는 땀과 눈물과 웃음과 용서가 배어 있다. "이놈, 두고 볼 테다. 내 눈을 빼서 네 놈 집 대들보에 걸어 두고라도, 네 놈 망하는 꼴을 지켜 볼테다. 이노옴!" 가슴이 섬뜩하다. 누가 저토록 그를 분노케 했을까? 그의 저주에는 선혈이 안자하다. 사람이란 정말 선한 동물일까? 그러나 간혹 이런 슬픈 대사가 자막처럼 나의 뇌리를 스쳐갈 때도 있다. "그 때 나가지 않은 건 싫어서가 아니었어요. 입고 나갈 옷이 없었어요. 이런 대사를 듣고 있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목이 아파 온다. 지금 저 고백을 듣고 있는 남자는 그녀의 남편일까? 아니면 그 때 약속을 지키지 못함으로 해서 그 후 영영 만나지 못하게 되었다가 우연히, 정말 우연히 이처럼 만나게 된 그 남자일까? 대사와 함께 눈물이 글썽한 여인의 창백한 얼굴이 화면 가득히 클로즈업되어 온다. 창문의 닫힌 방 안에서는 도란도란 정겨운 이야기 소리와 함께 네 식구들이 호떡 먹는 소리가 잔잔하게 들려왔다. 나는 어릴 때 한 번도 이러한 가족적 분위기를 맛본 일이 없었다. 탱고는 원래 '만진다'는 뜻의 라틴어 '탕게레'에서 비롯되었다. 그래서 이 춤은 파트너간의 밀착, 혹은 좀체로 끊어지지 않는 터치에 그 중점을 둔다고 말한다. 음악에 취해 있는 동안 내 영혼은 고양된다. 아니, 물리적으로 공중부양된다. 육신이 해체되고 영혼만으로 채워지는 오롯한 실존. 나는 지금 이 귀에서 저 귀까지, 양쪽 관자놀이 사이를 수평으로 이어놓은 두개골의 윗부분만, 반구형의 울림통 형태로 존재하고 있는 듯하다. 눈높이 위, 높지도 낮지도 않은 허공을 투명한 해파리처럼 유영하는 느낌이라 할까. 실감하며 사는 까닭이다. 갈수록 수명이 길어지고 있는 요즘 ‘인생은 육십부터’라는 말이 볍씨를 뿌려 밥이 될 때까지 여든 여덟 번의 손을 거쳐야 한다는 쌀, 그래서 한자로 쓰는 미米자를 팔십팔八十八을 합친 글자로 풀이한다는 이 말은 여든여덟 번의 손이 가기야 할까마는 쌀 한 톨 만들어 내기가 그만큼 힘이 들고 또 든다는 말일 것이다. 1.jpg
열정과, 청년의 사랑,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청년의 사명으로 고뇌하는 삼손의 남자자위기구 사진 속 녹색남산제비꽃이 우리에게 너희 사랑은 고작 그 정도냐고 조롱하는 듯하다. 인간은 왜 제비꽃처럼 살아갈 수 없는 것일까? 새로운 사람을 만나 이해와 배려는커녕 자신을 바꾸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아내가 모든 걸 자신에게 맞추길 원하는가. 녹색남산제비꽃도 처음엔 남산제비꽃으로 태어났다. 이어 주변에 함께 자라던 다른 모습의 제비꽃과 사랑을 나누게 됐다. 사랑이 깊어진 제비꽃은 2년 뒤에 꽃의 색깔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녹색의 한 빛깔과 한 몸으로 거듭난 것이다. 제비꽃의 생태 변화가 눈앞에 바로 그려지지는 않지만 중요한 것은 많은 시간을 서로 보듬으며 새로 태어났다는 사실이다.작은 들꽃의 섭리에서 사랑의 진리를 깨우친다. 동료 부부도 환경이 전혀 다른 곳에서 살았던 사람들이다. 그 아내가 우리와 다른 모습이라 낯설지라도 이웃은 적어도 서로에 대하여 알아보려는 노력과 최소한 알아갈 시간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그쪽 남자의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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