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분당보건소장 “이재명 친형 강제입원 지시, 너무 힘들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직권남용’ 혐의 재판에 출석한 검찰 측 증인인 전직 분당구보건소장이 2012년 재직 당시 “이 지사로부터 강제입원을 지시받았다”며 “사표를 내라”는 이 지사의 압박도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이던 지난 2012년 직권을 남용해 친형(고 이재선씨)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지사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한 제13차 공판은 25일 오전 10시부터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3호 법정에서 진행됐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전직 분당구보건소장 이모씨는 “(사건 당시인 2012년 6월 성남시장이던) 이 지사가 브라질 출장 전날 ‘(친형인 고 이재선씨의)정신병원 입원절차를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브라질에서도 이 지사가 격앙된 채 3차례 전화해 ‘지시한 것 검토했나’, ‘이 양반아, 당신 보건소장 맞나’고 독촉해 황당하고 불안했다”며 “하도 화가 나서 3번째 통화는 녹음하려 했는데 이뤄지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녹음 시도는 강제입원과 관련한 수사·재판이 발생할 시 이 지사에게 맞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이씨는 설명했다.

그는 특히 “(입원절차가 더디게 진행되자) 이 지사가 직무유기라며 ‘일 처리 못 하는 이유가 뭐냐’, ‘사표를 내라’고도 했다”며 “그런 압박이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씨는 “이 지사 측이 지시한 입원절차 진행은 대면진단과 가족 동의가 없어 위법이라고 생각했다”며 “이 지사나 (이 지사의 성남시장 시절 비서실장인) 윤모씨의 지시가 없었다면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씨가 이 지사 측의 지시로 성남시정신건강센터장에게 친형 입원을 위한 ‘진단 및 보호 신청서’를 작성토록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는 그러나 성남시정신건강센터장에게 강제입원을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또 2012년 8월 이재선씨를 앰뷸런스를 이용해 입원시키려 했는지에 대해서는 “전 비서실장 윤씨의 지시로 어쩔 수 없이 이재선씨가 조사를 받던 중원경찰서로 갔다”며 “대면진단을 위해 성남시정신건강센터장을 데려갔고 경찰정보관이 어렵다고 해 10분도 안 돼 철수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씨의 전임자인 구모 분당보건소장도 지난 21일 제1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지사가 성남시정신건강센터를 통한 친형의 강제입원을 지시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분당보건소장직은 2012년 5월 2일 구씨에서 이씨로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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